“반도체 소재 국산화” 뒤에 숨은 진짜 경쟁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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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온산산단 투자로 본 첨단소재 인재시장 변화

최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추진되는 케이앤제이피엠의 초고순도 PM 생산공장 투자 소식은 단순한 공장 증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반도체 소재 국산화의 또 다른 시작점’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장에서 인재 시장을 직접 마주하는 헤드헌터 입장에서 보면, 더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결국 이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설비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이다.

PM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세정제와 PR(Photo Resist) 용매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특히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불순물 관리 수준이 극도로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초고순도 정제 기술이 중요해진다. 이번 투자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 역시 단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라 ‘원재료 반응부터 정제까지 전 공정 내재화’에 있다. 국내 최초 수준의 구조라는 점에서 공급망 안정화 의미도 상당하다.

사실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소재 산업은 조용하지만 빠르게 체질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정유·석유화학 기반 범용 케미칼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초고순도·고기능성 소재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울산이 있다.

온산산단은 이미 S-OIL, OCI, 롯데케미칼 등 대형 화학 인프라와 항만 물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용 케미칼과 전자재료 기업들이 점차 연결되면서 산업 생태계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화학공장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첨단소재 공급망 거점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실제 채용시장에서도 변화는 분명하게 감지된다. 최근 헤드헌팅 의뢰를 보면 생산기술, 공정개발, 품질관리, 분석연구, EHS, 설비 엔지니어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초고순도 케미칼 경험자나 반도체 소재 공정 경험자는 시장에서 매우 희소하다.

문제는 이런 인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소재 산업은 단순 제조업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정밀화학, 공정제어, 품질관리 역량이 복합적으로 요구된다. 더구나 고객사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일 경우 품질 기준 자체가 일반 화학제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동진쎄미켐, ENF테크놀로지, 솔브레인 계열뿐 아니라 중견 정밀화학 기업들까지 공격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재 경험 5년 이상”, “초고순도 정제 경험”, “전자재료 품질 대응 가능자” 같은 조건이 붙기 시작하면 채용 난이도는 급격히 올라간다.

흥미로운 점은 지방 산업단지 기반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연봉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주거, 조직문화, 성장성, 기술 비전까지 함께 봐야 인재를 움직일 수 있다. 실제로 수도권 소재기업 출신 엔지니어들이 울산이나 여수, 군산 등 지방 산업단지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기업 간 인재 쟁탈전 역시 더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 경쟁은 “누가 더 큰 공장을 짓는가”보다 “누가 더 좋은 기술 인재를 확보하는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설비는 투자하면 만들 수 있지만, 초고순도 공정을 이해하고 고객 품질 기준을 대응할 수 있는 인재는 단기간에 육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케이앤제이피엠의 투자는 단순한 신규 공장 뉴스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울산이 정유·석유화학 도시를 넘어 첨단소재 산업 허브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향후 반도체 소재·전자재료 분야 인재 확보 경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6.05.11(updated. `26.05.11)